뇌혈관 의사들 "사태 해결될 때까지 병원 지킬 것"

입력 2024-03-15 18:44   수정 2024-03-16 02:21


“응급 환자를 담당하기 때문에 환자가 오면 늘 죄송하다고 말합니다. 선배 의사인 교수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 오랜 의료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전공의들에게도 미안합니다.”

박익성 대한뇌혈관외과학회장(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은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 교수가 회장을 맡고 있는 대한뇌혈관외과학회는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와 함께 이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내용으로 시작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안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한 뒤 대형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의료 공백이 빚어진 데 책임을 느낀다는 취지다.

학회는 성명을 통해 “의사들의 주장이 아무리 미래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고 해도 지금 당장의 문제는 현실”이라며 “조속하고 합리적으로 해결될 때까지 (학회 소속 의사들은) 병원을 지키고 있겠다”고 했다. ‘응급 뇌혈관’ 환자를 지키는 이들은 끝까지 현장에 남아야 할 ‘최후의 보루’라고 판단한 것이다.

성명에서 이들은 학생과 전공의에게도 미안하다며 정부에 “이번 의료 정책으로 야기된 혼란에 일차적 책임을 지고 당사자들과 협의와 합의를 통해 이번 정책의 모든 부분을 상의할 수 있음을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의협과 전공의협의회에는 “정부가 성실한 자세로 협의를 제안하면 책임감을 갖고 협의와 합의에 응하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또 “휴학 중인 의대생은 정부와 의협, 전공의단체가 협상을 개시하면 즉시 학업에 복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성명을 낸 계기를 묻자 박 회장은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고 이후 정부와 응급환자 치료 네트워크 구축 등의 논의를 이어왔다”며 “현재 마련된 시스템으로도 충분히 필수의료를 책임질 수 있기 때문에 실제적인 방안을 모색하자는 차원에서 성명을 냈다”고 했다.

전공의가 현장을 모두 떠나 전문의 일곱 명이 돌아가며 하루씩 당직을 서고 있다고 밝힌 박 회장은 “응급실에 막 뇌동맥류 파열 환자가 도착했다”며 “긴급 수술에 들어가야 한다”는 말을 끝으로 통화를 마무리했다.

국내 194개 학회 중 한 곳인 대한뇌혈관외과학회는 소속 회원이 600여 명이다.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도 전국 대형 대학병원 신경외과 교수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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